Geography Study2008/09/04 03:10

오늘 들었던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의 5번째 인문학 교실 1교시 수업을 간단하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강의 주제는 ‘서울의 역사’이며, 강의하신 분은 전우용 선생님(현재 서울대학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 교수, 전 서울시립대 서울학 연구소)으로 얼마전 ‘서울은 깊다’ 라는 책을 펴내신 분입니다. 즉, ‘서울은 깊다’라는 책의 저자 직강을 들은 셈이되는 것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강의 중인 '전우용 교수님' | '서울은 깊다.'의 저자

인상적인 인문학 수업을 종종 듣는데, 그날 그날 정리를 하지 않으면 절대 포스팅을 못한 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간략하게나마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오늘 2시간을 들으면서 필기한 내용은 거의 9쪽입니다. 물론... 아주 거칠고, 띄엄띄엄 정리를 한 것이어서 정리가 만만치는 않네요.

“서울은 깊다.”라는 같이 들었던 친구 Saingeo는 이 책의 1장에서부터 7장까지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강의한 것이라고 하네요. 집에서 책을 펼쳐 확인을 하니 그 페이지가 70여쪽에 달합니다. 아직 책도 서문 정도 외에는 별달리 읽지 못한 상황인데, 그래도 오늘 강의의 인상적인 부분만이라도 정리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자판을 두드립니다. 물론, 전체적인 강의의 중심축은 역사적 관점입니다. 나름 지리적 관점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잘 정리가 되면 다로 포스팅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교시 수업 중 인트로 부분만 정리가 되었습니다. 서울에 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여전히 제 노트에만 남아있는데, 정리할 수 있으면 정리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참... 도서관에서 촬영하셨으니... 얼마 지나면 도서관에서 digital 자료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왜 서울학이 요즘에 뜨는가?

서울이라는 주제로 나온 책이 15년 전에는 별로 없었답니다. 그런데 지금 출판계에서는 ‘서울’을 테마로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1994년 서울 정도 600주년을 기념한 후부터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이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첫째로는 지방자치제도의 시작을 꼽았습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지방자치제도에서 각 지역은 지역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역사 관련 컨텐츠를 앞다투어 만들어내기 시작을 했답니다. 두 번째로는 ‘세계화’를 꼽았습니다. 세계화 되어 가고 있는 오늘날, 세계 도시와의 경쟁과 비교, 이를 위한 도시연구를 주제로한 서울학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필자(강의자)는 역사의 상품화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책에서 또 강의에서 피력하였다고 판단됩니다.


당신은 서울에서 죽고 싶은가?

내게도 그 질문을 던진다면 나 역시 ‘그렇지 않다.’라고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나에게 서울은 타향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에게 서울은 타향입니다. 사람들이 소주 한잔 들이키며 나름 청사진을 풀어놓을 때 하는 이야기 중에는 이런 이야기가 꼭 있습니다.

“나중에 돈 벌면, 시골가서 좋은 집 짓고 살아야지.” 젊은 나도 종종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름 서울 탈출 계획을 세워도 보지만, 나름 매력적이면서도 또한, ‘서울’이라는 도시가 깔아 놓은 욕망의 사슬에 얽매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필자는 서울을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벌어먹는 땅’, 즉, 한 탕해서 벌어먹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긴 정거장에 해당한다는 이야기겠지요.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대부분은 서울에서 겨우 벌어 먹고, 한 탕을 크게 하는 사람도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촉촉한 ‘고향’을 그리워 하며, 마지 못해 서울에서 생을 마감하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나 역시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불현 듯 스치고 지나갑니다.

필자는 사람들이 서울이라는 공간을 ‘벌어먹고 튀는 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서울을 황폐화를 불러오는 근본적인 병원균이라고 진단합니다. 고향에는 친구와 이웃과 추억이 있지만, 서울에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만 있다고 세태를 비꼬았습니다. 경쟁자들이 득실거리는 도시, 서울... 우리의 자화상일까요?


세계화가 우리 서울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세계화의 궁극적인 효과 중 하나는 국가간 장벽의 허물기 뿐만 아니라, 국가의 역할을 축소는 것입니다. 국가 혹은 국가 이미지의 축소 및 위축 현상은 한국 사회를 지배하던 거대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민족’담론에 상처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민족’을 대체할 만한 담론을 필요로 했는데, 때마침 떠오른 것이 ‘지역’입니다. 자기 동네 사람들은 ‘지역적 이해관계가 같은 동질 집단’으로 형성되어 ‘지역 이기주의’ 등등의 지역화를 강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느 덧 우리 사회는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참는다.”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서울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예전의 서울은 비교 대상이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도시였습니다. 지난 600여년이 넘게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세계화가된 오늘 날, 서울의 비교 대상 도시는 세계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떠오르는 도시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마땅한 표현이 뭐가 있을까요? 저자 선생님도 고민했고, 나도 고민해봤지만... 서울을 한 마디로 마땅히 설명할 말은 선뜻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냥 제게 그 질문이 왔다면... 저는 ‘서울은 다른 지역의 피를 빨아 먹는 도시’ 라는 정도의 일반적인 도시 수탈 이론을 바탕으로 한 내용 외에는 설명할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가진 서울의 이미지도 상당히 부정적이네요. 그래서 지리학 등에서는 장소 마케팅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는 것이겠지요. 장소를 상품화해서 팔아야 하는데, 그 중요한 팔아먹을거리 중 하나가 ‘역사 컨텐츠’다 라는 것이 쉽게 와닿았습니다. 이런 고민을 많이 하는 우리의 지방 정부 서울특별시! 그들은 작년에 이런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였다고 하네요. “서울 관광도시로 외국인 관광객 연 1,200백만명 유치”, 그러나 결과는 ‘40만명’이 다녀갔답니다. 참고로 아테네의 연 관광객 수가 1,200만 명이었다고 하여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40만명은 아닌 것 같아서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 집에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우선 1,200만명 유치는 2007년 당해 목표가 아닌 2010년까지의 목표랍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까요? 40만명은 진실일까? 또 통계를 찾아봤습니다. 한국 관광 공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2006년 관광 통계(현재까지는 관광통계 최신판)를 참고하여 보니, 2005년 한국 관광객 방문수는 1080만명 수준으로 세계 19위 수준입니다. 참고로 얼마 전에 다른 일로 찾은 세계 관광객 유입에 대한 최신 통계자료를 제시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2006년 순위가 나와있네요.


The World's Top Tourism Destinations

(international tourist arrivals)

2006
rank
Country Arrivals (millions) Percent
change
2005/2004
Percent
change
2006/2005
2005 2006
1. France 75.9 79.1 1.0% 4.2%
2. Spain 55.9 58.5 6.6 4.5
3. United States 49.2 51.1 6.8 3.8
4. China 46.8 49.6 12.1 6.0
5. Italy 36.5 41.1 -1.5 12.4
6. United Kingdom 28.0 30.7 9.2 9.3
7. Germany 21.5 23.6 6.8 9.6
8. Mexico 21.9 21.4 6.3 -2.6
9. Austria 20.0 20.3 3.0 1.5
10. Russian Federation 19.9 20.2 0.2 1.3
Source: World Tourism Organization (WTO). Web: www.world-tourism.org .


아무튼 저자께서 중간에 통계 인용을 잘못하셨던지, 아니면 서로 다른 수치를 쓰셨던지 간에 현재의 서울시의 관광정책을 비판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았고, 저 역시 충분히 공감을 하는 바였습니다. 아마 팔아먹기 위한 역사를 선택하여 재창조해내는 서울시의 관광 정책 중 일부를 비판한 내용을 사료됩니다.


일기장 vs 자서전

일기장은 개인의 기록입니다. 개인의 성찰을 통한 개인의 역사를 기록해나가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자서전은 뭔가요? 나의 일기를 남에게 파는 것입니다. 팔수 있는 역사! 즉, 돈이 되는 역사입니다. 나의 일기를 이 블로그에 공개하면 누가 들여다 볼까요? 누군가는 볼 수도 있지요. 하지만 많은 돈도 아닌 10원을 지불하고 나의 일기장을 보라고 한다면 누가 볼까요?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대통령이나 이름난 사업가라면.... 나의 일기는 적어도 10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팔릴 수 있는 역사를 만드는 것은 비단 서울시 뿐만이 아닙니다. 나 역시 팔릴 수 있는 나를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담금질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를 못하겠습니다. 나 역시 팔릴 수 있는 나의 과거만 알리는 것을 부인하지 못하겠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서울시 혹은 ‘오늘날 공간이 역사에게 가하는 팔릴 수 있는 것들의 복원에 대한 폭력’을 경험하고 비판하였는데,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에서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고개르 숙이게 합니다. 나도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나에게 흠집이 날만한 이야기는 쉽게 여기에 옮겨 적지 못하는 ‘나를 팔려는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내가, 혹은 나와 같은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서울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그런 생각 밖에는 들지 않네요. 사람이 도시를 만들어 갑니다. 도시는 그런 사람들의 행동이 창출되고, 집적되는 공간입니다. 즉, 공간을 놓고 이야기 할 때, 사람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지리학에서도 사람과 자연(공간)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애쓰는 것도 이를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욕망의 도시라고 손가락질 하는 ‘서울’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나와 같이 ‘욕망’에 휩쌓인 사람들입니다. 애써 나는 아닌척하지만... 나 역시 낭만적 전원 생활을 꿈꾸기도 하면서 그와 반대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소해줄 수 있는 공간 역시 서울 밖에 없다는 이중적인 논리로 이 땅,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의 중 ppt에 나왔던 말 중에 인상적인 부분을 끝으로 글을 맺어봅니다.

“인간에게는 본성이 없다. 그에게는 오직 역사가 존재할 뿐이다.”

나에게도 본성은 없다. 나의 역사가 존재할 뿐이다. 나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요? 달라진 내가 사람을 바꾸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내 삶의 공간도 바꿀 수 있을까요?

이론적으로는 모두 yes인데... 나 조차 바뀌는 것이 쉽지가 않네요. 모든 인문한 수업을 듣고서 지적인 자극을 받고는 멍하니 있는데, 결국엔 행동을 해야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위해 나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무늬만 열혈녹색연합”, “무늬만 좌파”인 나에게 다시금 채찍질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참고 : 인문학이건 역사학이건... 제 관점에서 이 글의 분류는 'Geography Study'의 일부일 뿐입니다. 공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니까.. 더더욱! 참고로 저자 선생님의 책에서는 지리학에 대한 이해가 미흡 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좀 섭섭하고 아쉽습니다.

Posted by HappyG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