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1학년 학생들과 수업이 참 안되더라. 왜 그럴까? 아이들이 나를 대하는 첫인상은 꽤나 후한 편인것 같다는 생각을 스스로 하기도 했는데...
점점 수업의 만족도까 떨어져간다. 고민했다.
사실 사정은 이러하다. 지난 몇년가 긁어 모아온 ppt는 바이러스를 먹었는지... 열리지 않는다. 그에 따라 난 준비안된 교안으로 이리헤매고 저리 헤매다 보니... 한주 내내 괜시리 짜쯩만 냈던 것이 아닌가?
ppt를 넘길때 처럼 다음 장면으로의 전환이 2-3초 내라면 아이들은 떠들거나 집중도가 낮아지지 않을테지만.... ppt가 열리지 않으니 교과서 봤다가 컴퓨터 화면 봤다가 이것 저것 탐색기로 찾고 버벅거리는 컴퓨터로 이것 저것 찾고 있는 순간에 아이들이 떠들지 않는 다면 아이들이 비정상일테고, 만약 떠들지 않았다면 그 동안 내가 아이들을 아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다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 다시금 그 예전 ppt들을 다운 받을까? 어짜피 내가 만든 ppt로 수업한것도 아니고 그냥 좀 양질의 ppt를 구해서 썼을 뿐이니 다시 다운 받는 것은 시간 문제일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물론 내가 일부 재수정 편집을 하긴하였지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만족스럽지도 않은 그러한 ppt를 다시금 다운 받는 다는 것은 억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새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컴퓨터를 못믿으니 이제는 교안을 만들면 바로바로 인터넷 수업 카페 (http://cafe.naver.com/ymoon)에 올리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몇장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물론 내용정리는 내가 안한다. ㅎㅎㅎ 그냥 다운 받은 것 편집만 했다. 많은 자료도 필요없다. 4-5가지 자료를 활용하면 그 중 1-2가지를 주 텍스트로 삼고, 그냥 한글에다가 긁어 붙이고 약간의 편집만 해주었다. 그래서 나온 샘플은...
1. 교육과정 평가연구원 사회방 자료실의 텍스트 및 수업도입 구조를 주 텍스트로 사용하였다.
2. 에듀피아의 내용정리도 참고하였으며,
3. 우리국토 중학생용(나와 용형, 해수, 주영이가 만든 책. ㅇㅎㅎ)의 PDF도 이용하였다.
4. 지학사에서 준 교상용 자료 Cd에서 몇몇의 사진 및 지도 이미지를 빌려오기도 하였다.
그림으로 인쇄할 때는 snagIt 8.0을 사용하였는데, 그 기능에 만족한다. 깨끗하게 jpg를 생성하였고, 여백을 날리는 기능도 자동이 아니어서 그렇지 상당히 편리했다.
그래서 인터넷 수업 카페에 이미지를 포스팅하고 다음부터 수업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일단... 수업거리가 있으니... 수업은 잘 된다. 그리고 내가 도외시 했던 분분도 정리가 되어 있으니 일단은 가르친다. 그래서 이 방법이 좋다.
ppt를 만드는 것은 너무 높은 수고스러움을 요구하는 것 같다. 그냥 인터넷에 올리고 그 내용을 노트 필기 내용의 대안으로 사용하며, 학생들은 집에서 그 파일을 출력하여 보고 (파일을 pdf 혹은 hwp 형태로 제공함.) 예습도 복습도 하라 하니 일단은 마음이 놓인다.
간만에 한 수업준비였을까? 교실에 서는 내 모습이 조금 더 당당해지는 것 같다.
사실 난 매일매일을 질 수업 준비를 위해 거의 나의 모든 시간을 쏟아 붙는다. 나는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준비가 내가 교단에설 우리학교 학생들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다른 '지리'와 관련된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일과 공부였음을 인정한다. 그래서인가? 작은 것에서의 행복.... 사실 우리 학생들에게 최고의 선생님으로 인정을 받아야 밖에서도 '나 지리 공부 좀 했소?'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간만에 한 수업준비... 내 마음이 설렌다. 교생이 된 것 같은 기분, 1년차의 그 기분을 되찾은 것 같다.
우리 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안 몇장을 만들면 그래도 하루 저녁이 다 가버린다. 그래서 내가 하는 다른 일은 또 엄청 밀리게된다. 그래도 즐겁다. 당당해진다는 기분은 아마 이런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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