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기에 쓴 글은 하늘민 님의 블로그 web 2.0과 인터넷 지도 에서 읽어봤던 글을 토대로 많이 이야기 되었던 내용입니다. 또한  우리 GIS연구실 후배들과 맥주 한잔 하면서 떠들었던 그런 수다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얼마전에 제가 졸업한 대학교에 가서 후배들을 위해 강의 비슷한 것을 해달라고 하기에 급히 만들어서 갔던 내용입니다.급히 만들어가서 죄송하기도 했지만, 평소에 늘 생각하고 일상적으로 생각해 오던 내용이라 그 날 급조했던 노 애니메이션 ppt를 바탕으로 포스팅을 정리합니다.

정리하다 보니 길어져서... 조금씩 나누어 포스팅 해야겠습니다.

(1) 역사? 니가 부러워! 에서는 web 20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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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지리 이야기 by web 2,0 + map

(1) 역사? 니가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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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첫 화면입니다. 제 소속과 이름이 나오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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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크게 이번 시리즈 포스팅에서 나눌 두 줄기의 대화입니다. 일상생활지리라는 개념 속에서의 '지도'라는 내용을 다루고 싶었는데, 주로 이야기를 듣는 대상이 대학교 1,2학년의 지리과 후배들이어서 그들(물론 나도)이 흥미로워하는 인터넷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습니다. 결국 '인터넷에서 활용되는 지도와 일상생활' 이라는 주제로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갔습니다.

일상 생활지리 이야기를 하면서 예전에 한국지역지리학회에서 발표한 '지리과 대안교과서 개발의 과제'라는 ppt의 앞 부분을 소개했었는데, 그 내용은 생략하고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위 내용을 본 강의에서 넣었던 이유는
 1. 제가 졸업한 학교가 사대가 아니어서 '지리학과'학생들은 ;지리교육과'학생에 비하여 낯설어 하는 일상생활 지리 라는 개념을 어느 정도 소개하기 위함이었고요.
 2. 나름 제가 몇 권 본(제목만) 책들의 사례 중 이러이러한 내용이 일상생활지리의 개념이다 라고 알려 줄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3. 물론, 결정적으로 그 날 아주 바빠서 ppt를 시작 2시간 전부터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에 옛 발표 자료를 좀 우려먹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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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부터 이야기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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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시간과 공간은 우리 삶의 씨줄과 날줄에 해당하는 인식 체계의 근간입니다. 이를 학문적으로 연결시키면 아무래도 '역사'와 '지리'라는 내용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역사와 지리와의 관계를 한 번 생각해보고 넘어가자고 해습니다.

위 그림의 내용에서처럼 와카바야시 미키오가 쓴 '지도의 상상력'이라는 책에 위와 비슷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물론 위 ppt를 만들때는 정확한 원문이 생각이 안나서 대충 썼던 것인데.. 지금 그 원문을 한 번 아래에 옮겨봅니다.

인간에게 공간이 시간과 함께 세계를 이해하고 행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틀이라는 것은 칸트나 레비스트로스가 이미 지적한 바와 같다. 인간은 언제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조직하고, 자기와 타자의 관계를 생각한다. 뇌생리학을 비롯한 오늘날의 자연과학이 가르쳐주는 바에 따르면, 세계를 '시간'과 '공간'에 의해 이해하는 것은 포유류인 인간의 뇌가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정보를 처리하는 모델의 구조 때문이다.

지도의 상상력 p.49

그렇습니다. 인지구조의 두 축. 시간과 공간. 그러나 공간은 시간에 비해 천대 받는 느낌이 강합니다. 즉, 지리는 역사에 비하여 천대받아 온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인정하기 싫은 현실 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지리전공자이어서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인지(사실 그런 감정적인 반은 반) 아니면 기본 적인 두 축(시간 vs 공간)에 대한 힘의 균형이 상실한 사회가 이상해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역사에 대한 나의 부러움이 토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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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시간에 대한 일상성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즉, 공간에 대한 일상성보다는 시간에 대한 일상성의 사례를 더 찾기 쉽다는 내 생각 끝에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몇몇 사례를 소개해보았는데요. 첫번째는 내가 요즈음 나름 푹빠져 사는 Me2day라는 Micro Blog입니다. 이 서비스는 이미 서비스 제목 자체가 시간성을 담보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을 주제로 하는 내용이기 때문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주인공은 사용자이고, 컨텐츠는 6하 원칙 중 Who(사용자 = 나), When(시간 = 오늘)가 생략된 채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이라고 하는 시간성을 바탕으로 하는 SNS, me2day 입니다.
 사실 이 캡쳐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또 다른 모습은 인터넷 상에서의 컨텐츠의 DB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냐는 것에 대한 고찰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듯한 시간을 기반으로 한 컨텐츠의 정렬. 이는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디스플레이 구조입니다.
 그 어떤 게시판에 글을 쓰더라도 내가 지금 글 쓰는 시간을 입력하지 않습니다. 댓글도 마찬가지지요. 시간은 그냥 기록됩니다. 그리고 그 기록된 시간에 따라 컨텐츠는 재배열되고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인과관계를 띤 컨텐츠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토론 사이트의 경우나, 댓글에 대한 댓글 반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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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시간에 대한 일상성은 인터넷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구축한 많은 DB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통계청의 통계 메뉴를 보면 대부분이 시계열적인 자료들의 집합이지요. 어디에서 어떤 일이 있었느냐 보다는, 언제, 몇 년도에 혹은 몇 월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내 블로그 좌축에도 붙어 있는 시계. 그리고 내 손목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시계, 그리고 데스크탑 우측 하단에도 언제나 시계는 표시되어 있습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표현해주는 장치는 거의 없지만, 내가 '언제'를 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도구는 주변에서 너무 쉽사리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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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옛날의 특정 시간대는 '역사'로 기록되고 이 중 먀력적인 사건은 상품화가 진행됩니다. 알고 보면 어렸을 때 가장 먼저 접하는 위인전류의 출판물은 시간에 대한 상품화의 결과입니다. 왜 그 위인전을 상품화 한 것이냐? 돈이 되는 책만 위인전으로 나오기 때문이지요. 나에겐 소중하지만 별로 영향력이 없는(아주 평범한 소시민)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의 위인전은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시간의 상품화와 장소의 상품화 중 어느 것이 더 비중이 클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냥 시간에 대한 상품성이 더 크다고 이야기 하기는 어렵습니다. 특정 장소에 대한 상품성이 무척 깊어져 가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기 때문인데요.  지리학에서 이러한 장소 판매 기법을 '장소 마케팅'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장소 마케팅은 오늘날 공간정치의 기본으로도 활용이 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예전에 발제한 논문의 내용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 '서울은 깊다'의 저자 전우용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때, 내가 부러워하는 밥 그릇 큰 '역사'교수님도 시간의 상품화에 대해 쓴 소리를 남기셨습니다. 역사의 거리 중 컨텐츠로 탄생하는 것은 상품성이 있는 것만이라고 하셨지요. 알려주고 싶지 않은 역사, 혹은 알리면 손해 볼 것 같은 역사는 상품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역사라는 것의 한 가지 의미가 '선택되어 기록된 사실'이라하지만, 지금 현재의 역사 컨텐츠의 상업화에 실망하는 모습을 내 비추셨습니다.


 내가 쓴 일기가 나에게만 흥미롭다면 영원히 일기로 남지만, 남들이 봤을때 흥미롭다면 그 일기는 '자서전'으로 재탄생되어 시간에 기반한 상품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나의 일기가 자서전이 되려면 내가 먼저 상품이 되어야 합니다. 아주 유명한~~! 악인이든 선인이든 말입니다.
 위 사진들은 TV를 주름잡았던 사극의 포스터들입니다. 상품으로 재탄생된 역사의 영웅들, 상품가치가 없는 위인은 선택받지 못합니다. 특히 현 정권의 뉴라이트적 역사관이 기세 등등한 오늘날의 입장에서는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같은 역사기반형 상품에 대하여 인위적으로 상품성을 훼손하고 있지요. 사실 그들의 오만한 행태는 상품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 자체를 없애려하고 있습니다. 정말 왜곡된 시간의 상품화 투쟁의 단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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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정말 안타까운 사례가 위 내용입니다. 얼마전에 휴머니스트 출판사에 갔다가 새로 나온 책이라는 '르몽드 세계사'라는 책을 보았는데요. 오늘날의 세계 현안을 일목요연하게 지적하고 잇는 이 책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지도'입니다. 파격적인 구성과 디자인도 독자로 하여금 이 책에 빨려들게 하는 흡입력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 책과 함께 파란색 커버의 지도책을 보았습니다. 파란색 커버의 'L'Atlas'라고 하는 책이 이 책의 원서라고 하는군요.
럴수 럴수 이럴수가! 어떻게 Atlas라고 제목이 표기되어 있는 책을 '세계사'라고 번역을 할 수 있는건가요? 나는 약간의 황당함과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사실 오늘날의 세계 곳곳의 현실이 시계열적 역사적 산물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주로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은 세계의 지역간 문제나 갈등을 이야기한 것인데요. 즉,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시간적 속성 보다는 공간적 속성에 기반한 내용인 것이 더 많다는 말입니다. 그 주요 원인이 역사적인 이유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우리나라 출판계에서는 '지리'나 '지도'는 별로 환영 받지 못하는 출판 주제인 것 같습니다. '지도집 '이라고 번역해야 할 내용을 ;세계사;라고 번역하다니... 물론 고등학교에서도 '역사부도'가 있기는 하지요. 그리고 새롭게 개정되는 7차 수정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에서도 '역사 부도'가 생깁니다. 역사 역시 공간적 배경 위에 성립되는 시간의 자취이므로 '지도(map)'가 필요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이 책의 제목은 '시간과 공간'을 다 다루는 제목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계사'라는 꼬리말이 붙어야 어느 정도의 매출이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자선사업체가 아닌 출판사만을 탓할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 글의 내용과는 크게 상관없지만, 그래도 이런 책을 번역해서 출간해주는 '휴머니스트' 출판사를 좋아합니다. 이러저러한 여유로 이 책에대한 서평은 꼭 남겨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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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푸념은 위 내용입니다. 왜 '역사'에 비해서 '지리'는 찬밥인게냐? 교육과정 개정을 하면서도 '역사'는 과목 독립하는데, '지리'와 '공민'(우리나라에서는 일반사회라고 부르지만 개인적으로 그 단어를 좋아하지 않고,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이 엮이는 기형적인 사회과 교육과정이 완성된 것인지 분통하기까지 합니다. 균형적인 시각은 정말로 중요한데 말이지요. 역사만 중요하고 지리는 덜 중요하다는 인식은 개선이 되어야합니다.
사실 인문학 자체가 찬 밥 신세라하는 요즈음에 역사니 지리니 자기들간에 자존심 대결을 부추기는 듯한 글쓰기가 진행되었네요. 인정합니다. 나는 지금 역사를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역사의 위상이 적어도 지리 보다는 높기 때문이지요. (다른 나라도 이러한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사실 해수(블로거 '지리너머')와 나눈 대화 속에서도 그런 말이 있었습니다.

지리너머 : 요즘엔 금성교과서가 있는 '역사'가 부러워 죽겠어요.
HappyGeo : 그러게나 말이야.
지리너머 : 우리도 어떤 내용에 대해서 좌편향이다 우편향이다 테클 좀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언론에서 '지리'라는 단어를 그렇게라도 보고 싶네요.

사실 블로거 '지리너머'는 왜 '독도는 역사입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에 감격하면서도 '왜 독도는 지리입니다.'라는 내용에 대해서 목청을 높일 수 없는 자신의 모습(사실은 역사학계와 비견되는 지리학계 전체의 모습)에 대해서 스스로 울분을 토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 얼마전 모 출판사에서 여러 지리선생님들과 회의를 했는데... 그 때도 이와 비슷한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르몽드 세계사를 보고, 요즘의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가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A 선생님 : 우리도 이 번에 책을 좌편향으로 써서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한 번 해보자~
B 선생님 : 그러게요. 현 정권에서 분명 가만놔두지를 않겠죠?
C 선생님 : 이미 OOOOO의 이 시리즈는 그러한 논란의 시발점이라 봐도 상관 없는 책이죠.
D 선생님 : 그러면 좌편향, 우편향 오락가락 쓰자. 그러면 더 웃기는 책이라고 더 많이 회자되지 않겠냐? ㅎㅎ '오락가락 지리교과서' 어때? ㅋ

이런 토론은 찬밥들의 모임 '지리 선생님' 모임에서는 누차 이야기가 된 내용입니다. 역사에 비해 대중을 향한 컨텐츠화를 덜 한 지리학계가 잘못이고, 우리나라가 격변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거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역사적 시간의 영속성에 비해 지리적 공간의 다양성이 널비 못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또한 가장 결정적인 내용 중 하나는 우리가 정착민이라는 것입니다. 이동하지 않는, 필요에 따른 최소한의 이동을 기본적인 삶으로 살고 있는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삶의 공간적 인식 보다는 시간적 인식 성향이 짙을 수 밖에 없습니다.

'(1)역사? 니가 부러워!'의 끝으로 좀 전에 펼쳤던 '지도의 상상력'에서 '이동'과 '지리 혹은 지도'의 관계를 표현한 글을 옮겨봅니다.

특정한 토지 공간에 강하게 결부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한 고간을 활동무대로 삼는 사람들의 집단은 신체적 즉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광역적인 공간의 전역성을 파악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공간에 관한 정보를 통합하지 않을 수 없다. 마샬군도의 항해자들이 뛰어난 항해도인 스틱 차트를 만든 것은 그들이 해양이라는 가시적인 단서가 별로 없는 환경 속에서 가능한 한 길을 잃지 않고 안전하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거듭되는 항해에서 수집된 조류나 섬의 위치에 관계에 관한 정보를 나뭇조각이나 조개껍질ㄹ을 사용하여 하나의 공간상, 공간 개념으로 통합하고 이를 공유 정보로 삼았던 것이다. 추크치족이 뛰어난 공간능력을 보이고, 고도로 정밀한 지도를 제작한 것도, 수렵이라는 활동에서는 자연환경을 정보로 정확하게 읽어내고 그 속에 자신과 자신의 활동을 위치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도의 상상력 pp.91~92


'(2) 시간 중심적 삶의 매트릭스에 대한 저항! - 공간컨텐츠의 증가' (가칭)로 계속 될 예정입니다.
Posted by HappyGeo
[08.01.26] 한국지역지리학회 지리교육 분과 게재 원고

감히 주제 넘게 교과서도 제대로 다 읽어보지도 못한 저의 생각을 말해봅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지난 08년 1월에 지역지리학회에서 "지리과 대안 교과서 개발의 과제"라는 이름으로 학회지에 기고하고, 발표했던 내용입니다.

전국지리교사 모임 등에서도 대안 교과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준회원으로서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며칠 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발표했던 PPT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원고에서 주로 참고한 사례의 책들은 영국책이 많은데, 발표 시에는 Australia의 Geography Focus 라는 책을 사례를 주로 인용하였습니다. 모 교수님이 이 책을 번역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좋은 책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Geography Focus 라는 책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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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과 대안교과서 개발의 과제


용문중학교 김민수


I. 좋은 교과서에 대한 갈증


 1. 교육 활동에 있어서 교과서의 중요성

 학교 수업 현장의 핵심적 매체는 교과서이다. 때로는 사진을 보여주고, 때로는 동영상을 보여주더라도 교사와 학생간의 교과 수업이 이루어지는 근간이 되는 교육 매체는 교과서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는 검인정 교과서가 교육부가 지정 고시한 ‘교육과정’을 가장 체계적으로 반영한 교재라고 검정되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교과서의 사용은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되어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흔히 교육 과정(敎育 課程-curriculum)을 국가 수준의 교육 과정, 학교 수준의 교육 과정, 교사 수준의 교육 과정으로 구분하며, 교과서는 모든 수준의 교육 과정에서 공통적인 교육 과정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각 과목의 주요 지향점 및 학습 주요 내용 요소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서 마련되고,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에서 교과서를 선택하고, 교사 수준의 교육 과정에서 선택된 교과서를 매개체로 하여 구체화된다. 이러한 과정을 놓고 보면 교육 활동에서 교과서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겠다.1)


 2. 검정 교과서의 한계

 7차 교육과정의 개편에 들어가면서부터 교육부가 저작권을 갖는 다수의 국정 교과서가 민간 출판사에서 개발하여 교육부의 검증을 통과하는 검정 교과서 체제로 전환되었다.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는 종전의 교과서에 비해 내용 구성, 편집 체제 및 외형 체제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교과서 개발에 현장 교원의 참여가 두드러졌다.2) 하지만 수많은 교과서 저자 및 편집자의 노고가 반영된 결과물인 교과서가 모든 교수-학습자에게 배움의 주요 도구로서 완벽한 만족을 가져다 줄 수 없다.

 강정구(2004)에 따르면 ‘교육부에서 제작한 사회과 교육 과정이라는 책자는 교과서 집필에 절대적인 기준으로 여겨졌고, 특히 저자보다 출판사의 편집진에서는 이 기준과 조금이라도 어긋나 교과서 검정에서 탈락하는 사태가 벌어질까 몹시도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엄격한 검정 기준은 저자들의 다양한 집필 유형을 획일화시키고 결국 다양하고 참신한 교과서의 제작에 적지 않은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라고 검인정 교과서의 개선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제 교육부는 지난 2007년에 ‘교육자원부 고시 제 2007-79호’를 통해 소위 ‘7차 수정 교육과정’을 제시한 상태이다. 기존의 7차 교육과정 보다는 집필자나 편집자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날 수 있도록 제약 요소를 상당 부분 제거하였으며3), 2008년 현재 중1 사회 교과서 제작에 21개 출판사, 중학교 사회과부도 제작에 14개 출판사가 참여하는 것으로 검정교과서 협회는 집계하고 있다. 교과서 제작에 대하여 다수의 출판사가 참여하고, 또한 보다 강화된 자율과 경쟁의 원리에 의해 검정된 교과서는 기존 교과서 보다 양질의 교과서로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집필진이 노력을 하고, 편집진이 우수한 교과서를 제작한다 하여도, 교과서 제작 기준에 해당하는 ‘교육 과정’이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면 이는 결코 양질의 교과서로 분류될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지난 7차 수정 교육과정 중 지리과 교육과정 개편에 참여하는 많은 교수, 교사들의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을 직접 보거나, 지인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전해 듣기도 하였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의 통합 사회과 유지라는 기형적인 사회과 구조를 타파하지 못한 채, 열악한 연구비 지원, 촉박한 연구 기간 등의 여러 이유로 지리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 과정안은 도출되지 못하였다.


3. 좋은 교과서의 조건과 대안 교과서의 조건

 과거 학교가 지식의 전달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던 시기에는 자연히 교과서도 지식의 전달에 효과적인 도구로 만들어졌다. 정선된 지식을 학습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암기시키고, 반복 연습하게 하는데 편리하도록 제작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농경사회,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기반 사회로 접어들면서 교과서는 학습자 하나 하나의 잠재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개발하여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하는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필요성이 커져가고 있다. 과거와 같은 지식의 전달, 저장 기능은 이제 학교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기구와 시스템이 출현하였기 때문이다.4) 이러한 관점에서 함수곤(2002)은 교과서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하여 지식중시의 교과서를 학습의욕을 제고하는 교과서로, 지식전달 교과서를 자기 학습력을 향상시키는 교과서로, 교사를 돕는 교과서를 학생의 학습활동을 돕는 교과서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그의 주장에 대해서 반박할 여지는 거의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정의된 교과서는 학교 현장에서 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검인정 교과서’로 국한되어 있는 한계가 있다.

 이는 좋은 교과서의 조건이지 현재의 교과서의 벽을 뛰어넘는 대안 교과서의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현재 현장의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집필하고 있는 다양한 각 과목의 대안 교과서는 위에서 제시한 좋은 교과서의 조건을 만족하면서 현행의 검인정 체제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과서를 지향하고 있다. 다양한 지식과 정보, 가치관이 학교의 수업현장에 반영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다양한 가치가 공유되고,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다가치적 교육 내용을 공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 전체주의식 교육체제의 모순 또한 제어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으며, 이것은 국가가 최종적인 교육의 목표로 삼는 내용 중 하나인 ‘민주 시민 육성’에 기여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기도 하다.

 


II. 대안 교과서 개발의 필요성과 동향

 

 1. 기존 교과서는 얼마나 공정한가?

 「2007년 개정 교육과정(교육자원부 고시 제2007-79호)에 따른 중학교 검정도서 검정기준」중, 공통기준의 성격은 대한민국 법질서, 교육과정 총론 및 편찬상의 유의점 등에 근거한 모든 교과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기준이라 정의하였다. 이에 따른 구성 내용으로 4개 영역을 선정하였는데, ‘헌법 정신과의 일치’, ‘교육기본법 및 교육과정과의 일치’, ‘지적 재산권의 존중’, ‘내용의 보편타당성’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심의 과정은 어느 집필자가 집필하더라도 지켜야할 가이드 라인으로 인식되기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든다. 물론, 기존의 지리 교과서도 이러한 검정 기준을 통과한 교과서이다.

 그러나 기존의 7차 교과서 역시 내용의 보편 타당성에 오류가 있거나 편향적인 시각으로 쓰여진 결과물이 많다. 일례로 중1사회 교과서 중 지리 내용의 지적한 지역 전문가의 의견을 정리한 신문 기사5) 내용에는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범한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중략) ‘ 소승불교’는 대승불교쪽에서 상대 교리를 경멸하는 의미로 사용한 말이지만, 모든 교과서에서 “인도에서 발생한 소승불교는 개인의 구원을 중시하고 대승불교는 전인류의 구원을 목표로 했다”는 식으로 여과없이 차용해 중요하게 다룬다.

(중략) 한양대 이희수 교수는 “무슬림 여성들 중에는 프라다나 베르사체 같은 ‘명품 차도르’를 쓰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차도르가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는 요즘인데, 교과서 속 이슬람 세계는 시간이 멈춰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진 자료들은 해당 지역과 국가에 대한 그릇된 이미지를 심거나 고정관념을 갖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대안 교과서가 추구하는 방향이 단순히 정치적인 성향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교과서가 서구 중심적 오류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리 인식을 되짚어 줄 기회가 된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역사과의 대안 교과서 개발 및 보급으로 서구 중심의 세계사의 오류는 지적이 되지만, 서구 중심의 세계 지리의 오류를 지리학계 내에서 걷어 낼 수 없다면, 지리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기존의 교과서는 얼마나 심심한가?

 배종수6)는 교과서 중립의 한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교과서는 특정 종교나 단체, 상품 등에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러므로 교과서에 선정되는 소재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상품이 있다하더라도 회사의 상품 이름을 내용의 소재로 선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교과서에 선정되어 있는 상품들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상품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과서에서는 특별한 상품을 소재로 선정하기보다는 사탕이나 연필과 같은 일반적인 상품만을 소재로 선정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가르치는 현장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는 소재를 지역이나 학급의 실정에 맞추어 상품을 바꾸어 지도하여야 한다.’

 일례로 전국지리교사 모임에서 발행한 ‘만화 한국지리교과서’를 보면 첫 번째 단원에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브랜드 'Nike'를 가지고, 노동 시장의 국제적 분업과 제3세게 국가의 저임금 노동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검정 교과서에서 이를 설명하려면 'Nike'가 'OOOO'로 바뀌던지 아니면 ‘외국의 어떤 신발 회사’로 바뀌어야 하며, 특정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만한 내용은 싫지 못하게 된다. 이는 분명 검정 교과서의 한계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한의 오늘 날 검정 교과서에 부활되어 있는 모습이다.

 대안 교과서를 발행하면 보다 사실적인 사례 접근을 통한 일상생활 속의 지리 영역을 강화할 수 있는 소재가 더욱 늘어난다. 아울러 기존의 교과서에서 제약을 벗어난 자유로운 표현은 지리 과목에 있어서 현장성을 더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건설교통부와 한국토지공사에서 발행한 국토 교육 교재인 ‘우리 국토(중학생용)’7)의 거제도 답사 부분을 살펴보면, 사투리를 사용하여 거제도의 조선 산업을 설명하는 모습이 있다. 교육부의 검인정을 받는 기존의 교과서였으면  이러한 시도는 망설여졌거나 이미 거부당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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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존 교과서의 벽 뛰어넘기

 대안 교과서8)가 사회과, 국어과를 중심으로 먼저 출간되면서 사회 일각에서는 이념 문제에 따른 교과서 적정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특히, 역사과에서 출간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라는 책은 학교 현장에서의 활용 여부를 놓고 법적인 시시비비를 가리다 급기야 국회로까지 번졌다. 2002년 9월 열린 정기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현승일(한나라당), 김정숙 의원(한나라당) 등은 대안교과서의 문제점과 교육부의 대응방침을 심도 있게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상주 당시 교육부 장관은 "일부 교원단체 소속 교원들이 제작한 국어-국사 과목 대안교과서는 학생들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으므로 학교현장에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며, 이는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도 엄연히 위배된다"고 밝힌바 있다.9) 이후, 2008년 발행 예정으로 되어 있는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 포럼이 집필한 ‘한국 근·현대사 대안 교과서’도 신문 지상 및 인터넷 등에서 시시비비에 대한 회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관점이 있는 교과서가 만약 검인정 교과서로 제출되었다면, 교과서 검정 기준10)에 명시되어 있는 ‘국가의 교육이념과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내용이 있는가?’ 라는 공통 기준에 위배되어 과목별 심사항목에 적용되기도 전에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하지만 출판 시장에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와 같은 책이 3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혹자는 무미건조하고 관점이 없는 기존 국사에 대한 환멸을 뛰어 넘어 진일보한 책이라고 평가했을 것이며, 다른 한쪽은 전교조 등 친좌파 세력의 지원, 혹은 출판사의 영업 능력에 따른 결과라 비하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본인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 가능하겠지만, 이러한 출판 시장의 현실은 기존의 검인정 교과서 체제에 적응된 기성세대나 다양한 가치관의 공존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 등의 일반 독자들이 ‘분명한 가치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잘 만들어진 출판 결과물’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역사과의 ‘살아있는 한국 교과서’의 경우 왕족사가 아닌 민족사적 관점, 주제 중심과 연대기의 장점을 결합한 방식으로 ‘한국사가 살아있다.’는 책의 주요 컨셉이 대중들에게 설득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사과의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의 경우는 유럽 주연, 중국 조연의 기존 세계사의 틀을 한국사와의 연계성을 높이면서 ‘한국인의 눈으로 세계를 읽는다.’는 컨셉으로 발행하였다. 이후 이 책은 여전히 서가의 역사 코너에 당당하게 주연으로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이념 논쟁에서 자유로운 과학과는 ‘살아있는 과학 교과서’에서 기존의 교과서 보다 강도 높은 주제별 내용을 통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과학 교과서 형태를 제시하여 참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예를 들면, ‘힘’이라는 주제로 생물의 ‘식물이 끌어 올리는 힘’, 지구과학의 ‘지각에 작용하는 힘’, 물리의 ‘자연계의 힘과 운동’, 화학의 ‘원자들을 결합시키는 힘’, 물리의 ‘힘과 운동의 법칙’ 등으로 주제 중심적 과학 내용의 통합을 이루었다. ‘힘’과 비슷한 대주제로 ‘열’, ‘물질’, ‘변화’, ‘전지와 자기’, ‘에너지’ 등으로 주제 중심적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한문과의 대안 교과서의 컨셉은 한자의 단순 암기 및 고문헌의 해석을 넘어 ‘한자는 문화를 읽는 힘!’으로 정의하고 한자 문화사에 초점을 맞춘 전개를 취하고 있으며, 미술 교사들의 대안 교과서 준비 과정도 이미 5년을 넘어서고 있다는 시점에서 지리과 역시 기존의 지리교육의 담론을 통합하고,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철학을 기반으로 지리적 내용을 재구성한 대안 교과서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III. 지리과 대안 교과서의 개발 방향

 1. 대안 지리 교과서가 추구하는 컨셉

 7차 교육과정 및 7차 수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사회과 교육 목표의 핵심은 ‘민주 시민 육성’에 틀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국가의 교육 가치관은 시대가 요구하는 올바른 가치라고 인정이 된다. 하지만 지리 교과라면 공간 의사 결정 능력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민주적인 것을 넘어 ‘생태적 가치와 평화공존을 지향하는 삶의 터전 만들기’‘일상 생활 지리 개념’을 강조한 서울대 지리교육과의 류재명 교수의 기존 의견에 동의한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 대안 교과서가 집필 된다면 학생들은 삶속에서 지리적 원리를 깨우치고, 이를 응용하여 자기 자신의 삶의 터전을 가꾸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삶의 터전과 인식이 공간적 및 사상적으로 확대된다면, 궁극적으로 지리학을 통한 생태적 환경 교육과 평화 공존의 가치를 중심하는 세계 시민 교육에 이바지 하는 길이라 사료된다.


 2. 지리과 대안 교과서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

 ‘생태적 가치와 평화공존을 지향하는 삶의 터전 만들기’와 ‘일상 생활 지리 개념’을 반영한 내용 요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우리 교과서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교과서 체제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고민해야 한다.

 지리학의 학문적 성과가 체계적으로 정립된 영국의 중등 교육에서도 지리과 교과서의 내용은 우수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교과서 집필 시 많은 저자들이 영국 등의 저작물을 참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 지리 교과서 몇 권 중 우리 교과서 체제에서 잘 다루지 않는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Geog.1~3 new edtion, (Oxford)11)의 경우


○ 축구 : 축구로 연결되는 사람과 장소,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축구, 축구 선수 연봉의 빈부 차이, 가난한 나라에서 온 이적 축구 선수, 축구장 입지로 인한 지역 변화 등을 언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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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계 : 식생을 생태계라는 독립적인 단원으로 다루며 계통지리 기술 시, 자연지리와 인문지리의 교차점에 해당하는 단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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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 : 범죄의 구분,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곳, 지도를 통한 범죄 발생, 범죄 예방을 위한 공간의 변화, 진행 방향의 이해, 마약 등을 사례로한 범죄의 국제화 등을 언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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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패션 : 문화 및 세계화를 ‘의상’으로 설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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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fee Break : 공정 무역에 대한 이야기로 윤리적 소비, 제3세계의 노동, 지리적 불균등 발전 등을 언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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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cal action, global effects’ :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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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urism’에서 'The UK on holiday'는 시간지리학적인 접근으로 참신하다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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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rizons (Nelson)12)의 경우

  : 개인의 일상 생활 공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리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지리학적 원리로 반영시키는 모형으로 책의 도입 단원으로서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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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리과 대안 교과서의 개발 방향과 과제

 개발의 구체적인 방향은 중학생 정도부터 볼 수 있는 기초교양텍스트로 개발하되, 세대를 초월하는 국민교과서의 개념임을 감안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세대를 통해서 지리적 교양이 이해되고, 세대간에 지리적 주제가 세대간 소통의 주제가 되어 지리학의 유용성을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책이 제작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책의 기술 방식에는 여러 논의가 진행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계통지리적 접근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지지도 중요하고, 지지 중심으로 지리학의 다양한 컨텐츠를 통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책이 지지의 변화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며, 새로운 교육과정이 계통지리적이라는 것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대안 교과서라면 누차 강조되어 오는 ‘일상생활 지리 개념’의 확대를 위한 일상생활 위주의 전면적인 지리적 내용의 대통합 및 재구성이 필요하다. 이는 지리의 대중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내용 요소로 지리 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으로 시작하여, 지리를 공부하면 내 삶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어야 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괄할 수 있는 지리교육 철학이다. 이는 지리학의 실용성만을 강조하는 과정이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지리를 배워야 공간을 매개로 한 내 삶이 변화되고, 이를 가꾸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이로 인해서 지리교육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 사료된다.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의 지리적 사고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 삶의 주제에 당당하게 발언하는 지리학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그러나 교과서 목차 구성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몇 가지 일상 생활 주제를 가지고 지리 교육의 중요 가치를 빠짐없이 통합하고, 재구성하여 전달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따라서 일상 생활 지리 개념은 중단원 혹은 소단원의 소재로라도 등장 시키며, 계통지리와의 연계성을 고려한 큰 틀의 구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 과정의 틀거리를 작성과 교육 내용의 선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대안 교과서 개발을 위해서는 기존의 검증된 집필진 섭외가 필요하다. 아울러 다수의 공동집필진을 구성하여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물리적인 여건도 마련해야한다. 즉, 다양한 세대, 다양한 성별, 다양한 지역, 다양한 전공, 다양한 관점을 가진 집필진들이 집필팀을 이루어 팀웍을 다지며 지리를 대표할 수 있는 공동의 대안 교과서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전국적 규모의 지리교과 모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지리학계의 끊임없는 관심과 질책도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다양한 교사모임 집단에 의한 다양한 스팩트럼을 내는 재미있고 실용적인 다양한 대안 지리교과서가 쏟아져 나오기를 희망한다.



1) [강정구, 2004, “교과서 교수 · 학습 체제 개편 등 긍정 평가 ”, 교과서 연구 제42호]를 참조.


2) 노희방, 2004, “좋은 교과서 편찬을 위해 제도 개선 지속”, 교과서 연구 제42호


3) 7차 수정 교육 과정에서는 대단원 제목 및 내용 요소만 제시한 상태로, 기존 7차 교육과정에서 중단원 제목과 내용요소를 한정한 것에 비하여 교과서 집필의 자율성을 확대하였다.


4) 함수곤, 2002, “새로운 교과서의 기능”, 교과서 연구 제39호


5) 한겨레 신문, 2006-06-25, “유럽 치우친 세계사 기술 제3세계 비춘 창은 ‘삐뚤’”


6) 배종수, 2002, “좋은 교과서의 조건들”, 교과서 연구 제39호


7) 권용우 외, 2007, “우리 국토(중학생용)”, 건설교통부·한국토지공사


8) 물론 법적으로 ‘검인정 교과서’에 들지 않는 한, ‘교과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현재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존의 검인정 교과서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교육적 의도로 제작된 출판물을 ‘대안 교과서’로 정의하고자 한다.


9) 박남화, 2004, “교과서 자유 발행제의 허와 실”, 교과서 연구 42호


10) 교육인적자원부, 2007, “2007년 개정 교육과정(교육자원부 고시 제2007-79호)에 따른 중학교 검정도서 검정기준”


11) Rose Marie Gallagher & Richard Parish, 2005, "Geog 1~3", Oxford University Press


12) David Gardner, Roger Knill & John Smith, 2004, "Horizons", Nelson Thornes








뒷 이야기) 나중에 알았다. 영국의 지리책에는 왜 위와 같은 내 취향의 지리적 컨텐츠가 많은지? 영국에서는 지리로 시민사회 교육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학제가 있다고 한다. 한 번 어설피 들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교원대 권정화 교수님께서 친절히 설명해 주셨던 기억이 나고, 얼마전 교원대에서 발표한 김대훈 선생님의 이야기도 도움이 되었다. 즉, 영국의 몇몇 책의 컨텐츠가 대단히 일상생활적이고 생활밀착형으로 작성된 근본적인 이유는 영국의 교육과정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정말 교육과정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대목이다.
7차 수정 교육과정의 경우도,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개발하신 선생님들의 노고를 익히 들었다. 교육의 논리 이면에 작용하는 정치적 논리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과정'은 요원한 일인 것 같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에서 대안 교과서는 절실히 필요하다. 훌륭한 지리 교과서들이 서점을 장악했으면 좋겠다. 일반 독자들도 많이 보고...

"와~ 지리학이란 이런 것이였군!" 이라고 고개를 끄덕거릴 좋은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참고로 뉴라이트 계열에서 집필된 '대안 근현대사 교과서' 같은 책들은 '즐'이다.


Posted by HappyGeo